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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명소가 된 동명동 카페거리
메타데이터
항목 ID GC60005085
한자 光州-名所-東明洞-
이칭/별칭 동리단길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나라

[정의]

광주광역시에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동명동 카페거리’의 이모저모.

[엄마들의 아이 사랑이 낳은 동명동 카페거리]

광주에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동명동 카페거리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 일대에 카페가 밀집되어 있는 공간을 지칭한다. 근현대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추억의 골목길을 간직한 한옥 등 낡은 주택을 개조한 카페와 식당, 문화활동가의 아지트 등 다양한 문화공간들로 가득찬 이색적인 골목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구도심이었던 동명동에 독특하고 개성 있는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카페거리가 조성되었고, 현재는 서울의 가로수길 혹은 경리단길과 같은 맥락에서 ‘동리단길’이라 불리며 젊은이들 사이의 떠오르는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아시아문화전당푸른길 사이에 자리하고 구도심 중심부와 가까워서 교통이 편리한 점 등 접근성이 용이하여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맛보고, 힐링할 수 있는 거리이다. 주변에는 예술 감성이 충만한 한옥형 게스트하우스와 호스텔이 밀집되어 있어 각별한 추억을 담아갈 수 있다.

동명동 카페거리’가 젊은 세대의 핫 플레이스로 각광받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00년대 초·중반에 동명동 일대는 한때 학원가로 유명하였다. 당시 전라남도청이 전라남도 무안군 삼향읍 남악리으로 이전한 뒤 그 자리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건립함에 따라 도청 일대에 있던 입시학원 일부가 동명동 일대로 자리를 옮겼다. 도심과 가까우면서 땅값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이름이 알려진 학원들이 동명동에 집중되면서 아이들을 데려가기 위해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엄마들을 위한 카페가 하나둘 생기기 시작하였다. 학부모들이 잠시 시간을 보내며 기다릴 곳이 필요하였고, 자연스럽게 입시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였다.

카페는 그 역할로 꽤 적당한 장소였고, 그것이 동명동 카페거리의 시작이었다. 오랜 시간 자리해 왔을 학원빌딩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카페가 대거 등장하게 되었고, 3~4층 규모의 빌딩들 사이로 카페 간판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 카페들은 점차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 독특한 외관, 내부 인테리어, 음료의 맛을 추구하면서 저마다 개성을 가진 다양한 스타일의 카페들이 들어섰고 지금의 동명동 카페거리가 만들어졌다.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며 새 문화를 창조하는 동리단길]

이렇게 형성된 카페거리는 동명동에 긍정적인 도미노 현상을 불러일으켰다. 동명동에 있는 다양한 골목마다 개성 가득한 아이템의 식당과 카페, 책방, 공방, 갤러리 등이 하나둘씩 들어서며 젊음의 거리로 활기를 띠게 된 것이다. 옛 건물을 헐고 새 건물을 짓는 대신 낡은 건물의 특색을 살려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과거 파출소로 쓰이던 건물이 이태리 분식식당으로, 군수가 살던 집이 게스트하우스로, 폐가로 방치된 건설사 회장 저택이 수제맥주 브루어리(brewery)로 변하였다.

아시아문화전당이 완공되고 최근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동명동에 젊은 층들이 카페를 중심으로 활동을 펼치고 활기를 더해가며 카페거리로서 독특한 풍취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대중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기에, 새로운 공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동명동 카페거리는 소중한 장소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최근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대신 20~30대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소위 ‘인스타 감성’을 품은 카페가 급증하였다. 예쁜 카페 사진들과 맛있는 음식들로 도배된 SNS는 동명동 카페거리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광주 폴리(folly)’도 ‘동명동 카페거리’에 문화색채를 더해준다. 동명동과 인근에 ‘서원문 제등’, ‘소통의 오두막’, ‘쿡 폴리 청미장’과 ‘콩집’, ‘꿈집’, ‘아이러브 스트리트’, ‘푸른길 문화샘터’ 등 다채로운 폴리가 설치되어 있다. 이처럼 동명동은 ‘푸른 길’로 대표되는 숲길과 주민들의 삶의 체취가 밴 골목길, 젊은 세대의 카페 거리가 공존하고 있다. 옛 것과 새 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곳이다. 이렇게 해서 문화와 어우러진 동명동 카페거리는 서울에 ‘경리단길’이 있는 것처럼 이에 빗대어 광주의 ‘동리단길’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것이다.

[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의 멋진 사례]

동명동광주읍성 동문[서원문] 밖에 있는 마을이라 해서 ‘동밖에’, ‘동문외리(東門外里)’, 또는 동계천 가에 자리하고 있다고 하여 ‘동계리(東溪里)’라고 불렸다. 역사적으로 동명동은 일제강점기 일본인에 의해 조성된 고급 주택가였다. 처음에는 몇몇 일본인 상인들이 광주를 찾았으나, 근처 목포가 개항하면서부터 일본인 상인들의 수는 큰 폭으로 늘어났다. 동명로, 동계천로 일대에 고급 주택들과 오래된 한옥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지역으로 당시 광주에서 내로라하는 부호들이 모여 사는 동네였다. 그 후 경전선의 개통과 함께 한창 주가를 달렸던 동명동은 도시의 규모도 점점 커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광주버스터미널과 전라남도청이 줄지어 이전하면서 동명동의 성장세는 주춤하게 된다. 또한 신도시 개발 등 주거문화가 점차 아파트로 변화하고 신도심으로 이사 가는 주민들이 많아지면서 도심 외곽지역으로 빠져나가는 도심공동화 현상이 대두되었다. 그러한 시대상황적 흐름 속에 구도심이 침체되고 동명동도 활기를 잃었다. 동네에는 빈집이 하나둘 늘어났고 해가 지날수록 거주인구 역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고자 광주광역시는 2011년부터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시작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2019년에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선정되면서 동명동은 구도심 재생의 중심거점으로 새바람이 불고 있다.

지금까지 동명동 카페거리를 비롯한 동명동 일대가 오랜 시간 축적하고 품어온 시간과 역사를 바탕으로 카페와 식당, 공방, 책방 등 개성 있는 공간들이 하나둘씩 들어서면서 활기를 띠고, 광주의 ‘동리단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는 동명동의 인문 문화자산들을 돌아보고 살펴보았다. 주민들은 고층 아파트를 건립하는 재개발 대신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을 선택하였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동네의 독특한 정체성과 문화자산을 바탕으로 동명동을 ‘광주다움을 담은 문화마을’로 만들고자 하는 주민들이 어우러져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기대되는 지점이다. ‘동 밖의 마을’ 동명동은 골목마다 근대기에서 오늘에 이르는 장구한 시간이 만들어낸 나이테가 겹겹이 쌓여 있다. 여기에 카페와 식당, 공방 등 청년세대의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적이고 새로운 공간이 창출되고 있다. 오늘도 동명동에는 인문·문화의 꽃망울이 계속 피어나고 있다.

[개성과 아이디어가 빛나는 신개념의 카페들]

끝으로, 동명동 카페거리에 있는 몇 개의 카페를 소개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모든 카페를 소개하면 좋겠지만 지면상의 이유로 온라인 후기 등에서 비교적 주목할 만한 곳으로 소개하는 카페로 한정하였다. 먼저는 동명동 카페거리의 새로운 모습이라 할 수 있는 ‘스트럭트’이다. 동명동 카페거리의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는 스트럭트는 노출 콘크리트가 인상적인 지상 3층의 건물이다. 외부에서 볼 때 엄격하게 정렬된 구조 프레임은 이 건물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사적 소유물임을 말하는 듯하다. 동시에 그 프레임 사이에 뚫려 있는 창호는 1층에서 대부분 열려 있어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카페의 입구로서 기능하고, 3층의 주택으로 갈수록 점차 채워진다.

이는 공적 영역에서 사적 영역으로의 변화가 입면에서도 드러난다. 반면 건물의 내부로 들어서면 남향의 햇빛을 머금은 안마당이 드러나고, 안마당은 지하의 선큰(sunken)[지하공간에 상부 개방형 공간을 조성하여 채광이나 개방성 등을 확보하기 위한 장소] 공간, 1,2층의 테라스, 스탠드형 옥외계단과 3층 주택의 발코니로 둘러싸여 서로간의 시선의 교류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공유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즉, ‘공용면적’으로 불리며 건물의 부속기능을 담당하게 되는 계단과 발코니, 복도 등이 안마당에서 서로 만나면서 이 건물의 실질적인 주인공이 된다. 특히 안마당은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 비밀의 정원이면서, 한편으로는 모두에게 열려 있는 야외마당이다. 외부 입면의 정렬된 그리드 구조 패턴 사이로 내부의 안마당이 투과되어 보일 수 있도록 내부 공간에 기둥이나 벽체를 최소화한 것도 건물의 양면성을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장치이다.

흔히 도시공간에 들어서는 건축물에 대해 공공성을 권유한다. 그것은 대부분의 건물이 아무리 개인 소유의 부동산이라 할지라도 도시공간 속에서는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이는 공개공지와 같은 법적인 제안을 통해 개인 소유 대지를 일부 내어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곤 한다. 스트럭트에서는 그것을 처리하는 방식이 공개공지와 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적극적인 공유는 아닐지라도 안마당이라는 타협을 통해 오히려 더욱 소통하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두 번째로 카페의 새로운 유형이라 할 수 있는 '동명72'이다. 동명72는 낮에는 카페로, 저녁에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pub)으로 운영된다. 또한 온라인 쇼핑몰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상품을 직접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카페 내부에 피팅룸이 마련되어 있다. 카페거리와 같이 새로운 상권이 기존의 주거지에 조성될 때 여러 가지 유형의 매장이 생기는데, 동명72는 그 중 다세대 주택의 1층 상가를 카페로 꾸민 유형에 속한다. 다른 카페들과 차이점을 주기 위해 카페에 다른 기능을 더하여 강점을 창출한 것이다. 동명72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판매하는 상품을 고객이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피팅룸과 온라인 쇼핑몰을 모르는 사람들도 찾아올 수 있는 카페를 운영하여 보다 다양한 고객에게 동명72라는 하나의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을 하였다.

기존 시내에서 오프라인 옷가게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다가 온라인 쇼핑몰에 집중하는 대신에 카페와 피팅룸을 같이 운영했을 때 온라인 쇼핑몰의 홍보 효과가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동명동 카페거리에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카페와 펍 그리고 피팅룸이 합쳐진 매장을 새로이 오픈하였다. 또한 피팅을 해볼 수 있는 공간이어서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보인다. 큰 거울을 많이 설치하여 피팅을 유도하고 옷의 디자인을 확실하게 살펴볼 수 있어서 카페 공간의 확장과 마케팅, 분위기를 동시에 잡았다.

마지막으로 시나브로 변해가는 동명동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카페 ‘시나브로’는 상가 건물의 1층에 자리해 있는데 특이하게도 2층부터는 모두 학원이다. 과거 부촌이었던 동명동의 교육열의 흔적으로 볼 수 있는 학원빌딩의 1층에 현재의 동명동의 색을 칠하여 카페가 되었다. ‘시나브로’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이라는 뜻으로 카페 역시 화려하고 적극적인 디자인보다는 차분하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넓은 매장에 작은 기성가구들과 중앙에 넓고 커다란 수제 테이블을 배치하여 소수의 고객들뿐만 아니라 다수의 단체손님까지 수용할 수 있다. 잔잔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 직접 조명을 최소화하고 반간접 조명과 간접 조명을 활용하여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에 피로감을 최소화하였다. 또한 매장이 도로와 접한 면보다 깊이감 있는 형태로 되어 있어 매장의 입구 부분에 커다란 거울을 배치, 매장에서 도로 쪽을 바라보았을 때 입구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었다.

그 외에도 동명동 카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동명동이 유명해지기 전부터 카페거리의 중심에 있던 ‘플로리다’ 카페와 주택을 개조한 브런치 카페인 ‘코발트’, 홍차류의 따뜻한 차를 즐길 수 있는 다락방이 있는 찻집 '티앗' 등이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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