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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60005092
한자 -美術館旅行
분야 문화·교육/문화·예술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광주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홍범

[정의]

광주광역시 골목길에 있는 미술관 개요.

[개설]

1. 골목길 안의 미술관 여행

① 광주 골목길

큰 대로가 틈새에서 옆으로 새어 건물과 건물 사이에 껴 있는 사이를 골목이라고 대개 부른다. 어린 시절 “저짝 골목”, “이짝 골목”이라고 길을 알려줄 때 말하던, 두텁고도 친근하게 다가오는 단어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골목’을 ‘고무사’, ‘고무삿’, ‘골무삿’이라고 불렀고, 18세기 문헌에서 ‘골목’이라 부르던 것이 현재까지 이른다. 이러한 유래의 ‘골목’을 거닐어 다닐 수 있는 곳을 골목길이라고 한다.

골목길이라고 할 때 통상 사람 키보다 조금 높은 담이 굽이굽이 그리고 길 끝이 명확히 보이지 않는 것이 상상된다. 벽마다 다른 창문, 담 위에 다른 조형들이 길에 생기를 부여한다. 광주광역시 골목길은 도심의 번화가와는 다른 생기를 띤다. 도심가에서 새로 조성된 길과 새로 지은 건물의 반듯함은 넓은 길에 많은 사람이 오가며 길에 생기를 부여하는데, 건물과 가게를 지나가거나 소비하는 사람들로 공간에 부여된 문화가 생산되는 것이다. 골목길은 이와 달리 반듯하지도 않고, 곱게 뻗어 도달해야 할 목표지가 보이지도 않는다. 도심가처럼 산업 혹은 소비문화가 이루어지는 곳은 아니다. 행인은 적고, 소소히 자리 잡은 주택이나 작은 상점 등이 자리한다. 이곳은 다수의 사람이 공간을 소비하거나 이용하는 소비문화를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은 자명하다. 그러나 문화가 생산되는 곳이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다. 문화를 생산하는 힘은 잠들어 있으며, 단지 골목길이 가진 잠재성을 깨우는 공간과 사람들의 행위가 필요할 뿐이다. 여기서 문화[culture]란 생활양식, 손과 기술로 짓는 예술, 의례 등을 함축한다. 즉, 새로운 생활, 예술, 의례가 만들어질 잠재성이 골목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잠재성이 충만한 광주의 골목길에 독특한 공간을 가진 미술관 두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언급되는 미술관의 주도하는 사람과 역사적 맥락보다 실제 길에 있는 자리에서 공간이 가진 특성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 광주광역시라는 지역에 있는 미술관이라는, 시가지가 아닌 골목이라는 특정적 장소를 로컬적 관점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② 미술관의 개념

미술관[museum]을 정의하는 어원은 신 뮤즈와 예술을 위한 장소의 의미에서 출발한다. 기원전 3~4세기경 프톨레마이오스 1세가 알렉산드리아에 미술관 혹은 박물관의 초기 형태인 무세이온(Museion)을 건축한다. 무세이온은 학술 연구 혹은 수집 공간의 성격을 띠며, 종교적 봉헌물을 사람들에게 개방하여 종교적 공공건물로 이용하였다. 이어서 중세에는 고대 무세이온의 기능을 교회와 수도원이 수행해 왔다.

르네상스 시대에서는 예술 후원가, 예술품 수집 개념이 정립되며 미술품 그 자체를 인정하던 시기이다. 당시 역사가 파올로 지오비오(Paolo Giovio)의 서술에서 자신의 소장품 보관 공간을 ‘뮤자에움(musaeum)’이라 표현하면서 미술관이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앞서 언급한 초기 미술관인 알렉산드리아 무세이온이나 르네상스기의 뮤자에움은 오늘날의 예술 전시 목적성을 띤 미술관[art museum]과 고고학적·학술적 성향의 박물관 기능을 병행하는 공간으로 이해할 수 있다.

르네상스기에 미술관의 개념에 근접한 갤러리(galleria), 캐비닛(gabinetto, cabinet)이 출현하였다. 갤러리는 양쪽으로 불이 밝혀진 크고 긴 홀을 의미하며, 회화와 조각을 위한 전시 공간이다. 캐비닛은 박제동물, 희귀 물품, 식물, 작은 골동품 등으로 채워진 작은 사각형의 공간을 의미한다. 그 공간의 소유자는 군주 및 귀족 등과 같은 특권계층에 한정되며, 방은 화려한 장식용품으로 꾸민, 권력을 과시하는 역할을 하였다.

본격적인 현대 공공의 목적을 띤 미술관은 프랑스혁명 직후 일이다. 혁명정부에서는 프랑스 왕궁과 왕족의 수집품을 공공기관으로 개방하여 개인과 특권층의 전유된 문화적 재산을 공공[시민]의 소유로 환원하는 공유재와 공유 공간으로 제도화하였다. 공적 공간으로서 미술관은 사회적 지식을 창출하고 집단적 가치를 전파하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공공 미술관으로서의 출발 이래 전시 방식은 외연적 특징의 구분에서 시간과 장소, 문화에 따른 역사적 전시 방식을 시작한다. 역사성을 띤 공간은 미술관 외의 현실의 재현[represent]의 공간, (실재 사태로서의) 현실을 대변하는 공간으로서 주창된다. 그러나 이 공간에서는 역사적 배치 차에 따라 세계의 사물, 문화의 서열을 상정하는 한계점을 짚어야 한다. 배치자의 기준에 따라, 공간이 영향을 끼치는 세계의 미적 원리가 모든 미술품을 평가하는 척도로, 그 외 원시적, 무의미, 이국적인 것으로 서열이 매겨지고 조직되는 점이 있다.

오늘날 세계의 주요 미술관은 시민사회가 성립하면서 집권자[귀족, 왕가]가 국가에 헌납하게 된다. 19세기 초에는 최초의 개인 미술관인 덜위치 박물관(Dulwich Picture Gallery), 독일의 글리토테크(Glytothek) 등이 탄생하였고 20세기 초 미국 미술관 건축의 표준이 되었다.

추후 탈역사, 탈맥락적 감상을 유도하는 유미적 미술관, 공간을 초월하는 디지털 미술관 등 미술관의 면면에 철학적 한계점을 돌파 혹은 실험하려는 시도적 미술관이 등장한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지역의 생활양식 문화, 문화예술 등의 보존, 전시, 교육을 시행하는 시설 및 기관으로 통상 이해된다. 현재 공공기관으로서의 미술관은 영리를 목적으로 작품을 매매할 수 없으며, 열린 공간으로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생산적 공간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③ 광주 골목길 미술관

골목의 주민이 활동할 수 있는 곳으로 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다. 대개 미술관이라고 하면 시가지나 특정 중심가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광주 골목길 미술관은 광주 시민들이 일상 삶에서 살아가는 경로에 자리 잡는다. 광주 골목길 미술관은 시민 참여, 주민 참여 등 실질적인 사람들의 일상에 밀접하게 접근한다. 물론 시민들의 삶에 밀접하게 가까이한다고 하더라도 그곳에 주민과 어떤 수행을 어떤 지향을 같이하느냐가 관건이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게오르그 짐멜(Georg Simmel)[1858~1918]에 따르면,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신경을 과민하게 하는 자극들과 끊임없는 시간, 계산 속에서 살아가는 삶을 필연적으로 마주한다. 그러한 ‘대도시’라는 특성과 중화하는 작은 공간으로서 골목과 함께하는 광주광역시는 무등산 자연의 보고, 민주도시, 빛의 도시라는 미명이 따른다. 근대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도 많으며, 사람이 사람을 지키고 돕는 의미 있는 공간도 다분하다. 그런 공간에도 물론 골목 미술관이 자리하지만, 여기서는 좀 더 기존에 내재한 역사적 맥락이 있는 공간보다 미시적·거시적 역사에서 벗어나, 의미를 쌓는 공간 몇 군데를 소개하고자 한다. 골목의 미술관들은 앞서 언급하였던 것처럼 공간의 잠들어 있는 문화를 생산하는 힘 혹은 깨우는 역할, 그리고 공간을 거니는 사람들의 행위로 살아나도록 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2. 소촌아트팩토리와 큐브미술관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촌로85번길 14-9[소촌동 845]에 있는 2015년 12월에 개관한 복합문화공간 소촌아트팩토리 내부에 미술관이 있다. 그 미술관은 산업단지와 교회, 초등학교 근처에 있다. 그 내부에 들어서면 오래된 민방위 비상 대피 시설 건물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홍보관으로 사용되었던 폐컨테이너를 조합해 리뉴얼한 복합문화공간인 소촌아트팩토리에 있다. 이른바 ‘큐브미술관’ 혹은 ‘별밤미술관’이라 불린다. 이 미술관은 일반적으로 ‘골목’이라 칭하는 주택 상가 내 있는 미술관이 아니라, 소촌아트팩토리라는 공간으로 구성된 골목에 조성된 미술관이다.

3. 한희원미술관

한희원미술관광주광역시 남구 양촌길 27-6[양림동 166-10]에 있다. 근대사와 관련된 공간이 많은 양림동 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2015년 7월 28일 중견작가 한희원이장우가옥최승효 고택 사이에 있는 작은 한옥을 매입하여 미술관을 건립하였다. 미술관 입구는 공사장 구멍이 일렬로 난 비계와 닮은 철문이 있고, 내부는 어느 한곳을 지향하지 않는다. 작위적이지 않게 공간을 매만져 한옥의 보와 하얀색 천장이 아늑하게 공간을 감싸준다. 거친 필치로 그려낸 한희원 화가의 그림들은 공간을 매끄럽게 지나가는 인연이 아니라 눈이 걸리게 한다.

4. 우제길미술관

광주광역시 동구 의재로 140-6[운림동 647]에 자리한 우제길미술관(WooJaeGil Art Museum)은 빛을 소재로 추상 작품 활동을 하는 광주를 대표하는 우제길 작가와 승효상 건축가와의 만남으로 완성되었다. 2001년 개관하여 2014년 승효상 건축가의 설계로 새롭게 전시실, 교육실, 아틀리에, 사무실, 야외 소공연장, 아트숍, 카페테리아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인 미술관이다. 크고 작은 길들을 따라 미술관 외부를 거닐면 만나게 되는 옥외 전시장, 소공연장을 중심축으로 연결된 바닥 패턴, 한적한 시골길 등이 어우러져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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